[사진]빅히트 아이피 제공, 방탄소년단 '그래픽 리릭스'
[사진]빅히트 아이피 제공, 방탄소년단 '그래픽 리릭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덤을 바탕으로 한 방탄소년단(BTS)의 문화적 영향력이 출판계에도 미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언급하거나 이들의 콘텐츠에 등장한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소속사는 방탄소년단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한 출판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 노래 가사를 일러스트로 표현한 그림책 '그래픽 리릭스' 시리즈를 출간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빅히트의 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샵과 교보문고 등에서 24일 예약 판매가 시작됐다.

이날 오전 교보문고 강남점에는 시리즈 정식 출간 전 책 실물을 먼저 볼 수 있도록 전시장이 마련돼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청춘의 아름다움과 위태로움, 성장을 표현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화양연화'와 '윙스'(WINGS) 연작 앨범에 수록됐던 5곡 가사가 어울리는 줄거리의 그림책으로 각각 옮겨졌다. 이를 한데 묶은 스페셜 패키지까지 총 6종이 발간된다.

'하우스 오브 카즈'(House Of Cards)에서는 트럼프 카드 위에서 절망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고, '버터플라이'(Butterfly)에선 숲속에서 함께 뛰놀며 즐거워하는 희망적인 모습을 담았다.

시리즈로 나온 여섯 종을 모두 살 생각이라는 한 팬은 "노래를 듣고 머리로만 상상한 방탄소년단 모습이 그림으로 펼쳐져 색다르다"고 말했다.

위버스샵에서는 이날 오전 예약판매가 시작된 지 2시간도 안 돼 그래픽 리릭스 6종이 모두 동났다.

'그래픽 리릭스' 시리즈는 빅히트가 지난 2월 회사설명회에서 제시한 '음악의 IP화'를 출판에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래라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종이책이라는 다른 형태의 매체로 확장한 것이다.

별도 출판사와 계약하지 않고 지식재산권 사업을 하는 빅히트 IP 부문에서 자체 발간한 점도 눈에 띈다. 빅히트는 지난해 방탄소년단 세계관을 담은 소설 '화양연화 더 노트 1'을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출간해 자체 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과 이들의 음악은 이미 웹툰, 게임, 드라마 등 인접 콘텐츠로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슈퍼 IP'로 자리 잡았다.

여러 콘텐츠를 관통할 수 있는 하나의 서사, 즉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방탄소년단 관련 콘텐츠를 '두텁게 읽어낼' 준비가 된 팬덤이 탄탄하게 구축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이 음악 모티브로 삼은 책이나 멤버들이 읽은 책은 공개되는 족족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출판계에서 조명받아 왔다.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정국이 읽은 책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의 관심을 끌었고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김 작가의 신작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는 일본에 한국 출판물 사상 최고가인 2천만 엔(2억 2천여만원) 이상의 선인세로 수출이 확정됐다.

2009년 출간 후 절판됐던 인지치료 관련 서적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도 최근 주목받았다. 평소 심리학에 관심을 보인 멤버 슈가가 온라인 콘서트 촬영을 마치고 퇴근길에 들고 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재판도 계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독가로 알려진 멤버 RM은 지난 4월 팬 커뮤니티에 책장 사진을 공개해 'RM의 책 리스트'가 만들어지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