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매치컷 제공
[사진]매치컷 제공

오는 14일 선보이는 '파도를 걷는 소년'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이주 노동자와 서핑이라는 소재를 결합한 작품으로 눈길을 모았다.

외국인 불법 취업 브로커 일을 하는 중국 교포 2세인 김수(곽민규 분). 폭력 전과로 출소한 뒤 사회봉사로 해안을 청소하다 바다 위에서 서핑하는 서퍼들의 모습에 빠진다.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부러진 보드를 주운 그는 보드를 수선해 바다로 뛰어들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퍼 해나는 서핑을 배울 것을 권유한다.

처음에는 파도 위를 부유하는 보드처럼 방황하던 수는 서핑을 접한 뒤 조금씩 변화한다. 서핑, 혹은 뭔가를 잘해보고 싶다는 열망은 그를 현실에 뿌리내리게 하고, 삶에 대한 태도도 달라지게 한다. 자연에 순응하는 법과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법을 동시에 배우게 된 것이다.

영화 속 제주도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불법 취업과 이주 노동자들의 삶 등 낭만과 휴양의 섬 제주도의 이면을 담아서다.

'내가 사는 세상'(2018)의 최창환 감독 신작이다. 그는 이 작품을 준비하고 만드는 1년간 제주로 이주해 생활했다. 제주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을 오롯이 담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많은 서퍼를 만나고 서핑도 배웠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수를 돕는 서프숍 주인은 실제로 '소년회'라는 서핑 크루(그룹)에 속한 서퍼로, 비전문 배우다. 그래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든다. 수역을 맡은 배우 곽민규의 잔잔한 파도 같은 연기가 든든하게 뒷받침된 덕분이다. 2019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