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사진제공 =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연출 이창민/극본 송수한/제공 SLL/제작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권력 전쟁의 판이 커졌다. VC기획 차기 대표를 꿈꾸는 이보영과 조성하, 두 사람의 경쟁에 VC그룹 손나은과 조복래의 그룹 승계 다툼이 연계되면서 사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선택지는 더욱 다양해졌고,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능력 있는 아군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 음으로 양으로 네 사람을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을 분석해봤다.

고아인(이보영)은 오로지 돈과 성공만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덕분에 유리천장을 뚫고 그룹 내 최초 여성 임원의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사내에 내 편은 없었다. 그런 그녀의 유일한 멘토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광고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줬던 사수, 유정석(장현성)이다. 지금은 비록 VC기획을 퇴사하고, 작은 포차 '이모네'를 운영하고 있지만, 고아인이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답안지'같은 존재. 밤을 새워 만든 통신사 광고 PT 자료를 마지막으로 검토해주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최창수(조성하)의 전략을 함께 가늠해보기도 했으며, 의도는 알아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던 우원그룹 기업PR 때는 "소가 많아야 뒷걸음질 치다 뭐라도 잡는다"며 엉뚱한 아이디어 잘 내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명단을 내주기도 했다. 또한, VC그룹 왕회장(전국환)의 초대로 오너 일가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온 고아인에게 "잘나간다고 벌써부터 무시하냐"는 농을 던지며 웃게 만드는 것도 유일하게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일선에서 물러난 그가 더 큰 전쟁을 앞둔 고아인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번번이 고아인에게 패하며 그간 공을 들여 키워왔던 라인들도 모두 숙청당해 사면초가에 몰린 최창수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는 VC그룹 본사 비서실장 김태완(정승길)이다. 은밀하게 정보들을 제공해주면서 고아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가 하면, 자연스럽게 VC그룹 강회장(송영창)의 라인을 탈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또한, 궁지에 몰린 최창수에게 새로운 동아줄이 될 강한수(조복래) 부사장을 소개시켜준 이도 비서실장이었다. 그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이유는 바로 두 사람이 한국대 출신에 공채로 입사한 동기이기 때문. "동기들이 계열사를 잡고 있어야 회사 안에서 목소리에 힘이 생긴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VC그룹 승계 싸움까지 연계된 상황에서 불리하면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는 비서실장이기에 이들의 공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최창수의 플랜A '강한수 부사장 마음 잡기' 성공 여부가 관건이다.

"욕심은 많은데 그룹에 내 편 하나 없는 공주님" 강한나(손나은)에게도 내 편이 딱 한 명 있다. 바로 VC기획의 대표 조문호(박지일). 어렸을 때부터 바나나우유를 사주던 친근한 아저씨는 전쟁터 같은 회사에서 철부지 재벌집 막내딸 강한나를 '진짜 어른'으로 키워주는 울타리 같은 존재가 됐다. 자신들의 싸움에 멋모르는 강한나를 끌어들여 기자들과 임원들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하게 만들었던 고아인과 최창수에게 "두 분 싸움에 한나상무를 이용하는 건 제가 용서하지 않는다. 링 위에선 선수끼리 싸워야지, 관객을 끌어들이며 되겠냐"고 경고하는가 하면, 분노에 찬 한나가 제멋대로 날뛰자 비서를 통해 바나나우유와 빨대를 보내며 아직 철이 덜 든 행동을 점잖게 나무라기도 했다. 또한, 박차장(한준우)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지만, VC그룹 승계를 위해서는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에 부딪혀 난생 처음 '자괴감'을 느낀 강한나에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꿔야지. 너를 바꾸든가, 세상을 바꾸든가"라며 진심을 담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결국 사랑과 일을 모두 잡겠다고 "세상을 바꾸겠다" 다짐한 강한나를 위해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던 조대표가 어떻게 힘을 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강한수(조복래)는 가장 강력한 지원군, VC그룹 강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버지 왕회장의 방침에 따라 평생 치열한 전투 같은 회사생활을 해왔던 강회장은 딸인 강한나가 "피 터지게 싸우는 선수 말고 그냥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바라고 있다. 그래서 일찌감치 아들 강한수를 VC그룹 차기 회장으로 낙점하고 본사 부사장 자리에 앉혔다. 게다가 "가만히 있으면 부회장 자리에도 앉을"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강한나가 "이기든 지든 끝을 보겠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서 오빠 한수와의 전쟁이 불가피해진 상황. 그녀의 싹을 잘라버리고 그대로 강한수를 그룹의 승계자로 만들지, 아니면 '딸 바보'의 면모를 발휘해 강한나의 욕망을 실현시켜주게 될지, 아버지 강회장의 선택에 따라 판도가 달라지는 바. 그의 부정(父情)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한편 '대행사'는 매주 토, 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