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김과장', '추리의 여왕2'의 최윤석 감독이 신작 에세이 <당신이 있어 참 좋다>를 발간했다. 13년차 드라마 감독의 시선으로 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기엔 SBS '천원짜리 변호사'로 또 한 번 흥행 저력을 입증한 배우 남궁민과의 따뜻한 에피소드가 소개돼 있어 화제다.

최윤석 감독은 KBS 드라마 PD로 입사한 이래, '추리의 여왕2', '김과장', '그 놈이 그 놈이다', '정도전', '어셈블리', '즐거운 나의 집' 등 10편이 넘는 작품을 연출했다. 조연출 시절을 포함한다면, 40여 편의 드라마와 함께 했다. 이번에 출간한 <당신이 있어 참 좋다>는 그 과정에서 만난, 드라마 감독의 시선으로 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안에는 이름 석자만으로도 누구나 다 아는 유명인도 있고,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리 위 사람들도 있다.

최윤석 감독은 이번 에세이를 통해서 현실판 '천원짜리 변호사' 같은 에피소드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가 1년 반 동안 열심히 준비한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방황하고 있을 때, 남궁민의 문자를 받았다. 당시 그는 '스토브 리그'로 SBS 연기 대상을 받고 승승장구하고 있던 때였다. 최윤석 감독이 자격지심에 통화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을 때, "감독님 이번에 많이 힘들었지? 난 누구보다 우리 최감독님 믿어요"라는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최윤석 감독은 무장해제됐고, 눈물이 핑돌았다고 한다.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나를 믿어준다는 따뜻한 한 마디가 그 순간 나를 살렸다"는 것. 남궁민이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단돈 천원으로 억울한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주는 변호사 '천지훈' 역에 진정성을 불어넣을 수 있고,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닿을 수 이유는 바로 이러한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최윤석 감독이 덧붙인 이야기였다.

최윤석 감독은 남궁민처럼 긍정과 위로의 에너지로 힘을 주는 사람들뿐 아니라, 퇴근 길 차창에 비친 자신을 5살쯤 더 늙어 보이게 만들만큼 상처를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성장했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이란 배우 이준호의 추천사처럼, 그런 만남이 밑거름이 돼 '우리'가 완성해가는 작품의 가치를 알게 됐고, 꿈꾸듯 드라마를 하게 됐다고 저서를 통해 고백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소중한 에너지는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번 저서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온전한 자신으로 살고 싶어 하는, 그렇게 나의 에너지를 지키고 싶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응원가가 될 것"이라는 게 출판사 포레스트북스의 설명이다. 배우 남궁민과 이준호 외에도, '정도전'의 정현민 작가,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배정원 교수,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의 정현우 시인이 최윤석 감독의 에세이를 추천했다.

최윤석 감독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때마다 느낀 상처와 위로, 행운과 불운, 고집과 집착, 혹은 그 시절 필요했던 용기와 신념 등을 글로 옮겨보았다. 그리고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말해줬듯이, 달콤하든 쓰든 언젠가는 먹어야 하는 초콜릿이기에, 겸허히 받아들이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하며, "인생의 쓰디쓴 맛을 본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실버 라이닝'이라는 단어처럼, 우리도 먹구름 속에 힘겹게 거닐다가 언젠가 거짓말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희망이 찾아올 거라 굳게 믿는다. <당신이 있어 참 좋다>이 여러분의 마음에 위안과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란다"는 소박한 희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