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시지프스’ 방송 화면 캡처
사진제공 = ‘시지프스’ 방송 화면 캡처

JTBC '시지프스' 조승우가 시그마 김병철을 향해 사생결단을 내렸다. 이번에야말로 시지프스의 질긴 굴레를 끊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샘솟는 엔딩이었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시지프스: the myth'(극본 이제인 전찬호, 연출 진혁, 제작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이하 '시지프스') 14회에서 강서해(박신혜)의 저격은 실패했다. 미래의 시그마(김병철)가 될 서원주를 향해 쏜 총은 아슬아슬하게 빗겨 나갔고, 서원주는 그대로 도주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는 그렇게 사라졌다. 


한태술(조승우)에게 서해의 아빠, 강동기(김종태)를 죽인 원수를 감싼 대가는 혹독했다. 시그마를 없앨 절호의 찬스는 날아갔고, 서해마저 그의 곁을 떠났다. 애타는 마음으로 건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또 한 번 시그마의 시나리오에 놀아난 태술은 극도로 분노했다. 


그때 "진짜 마지막에, 더 이상 방법이 없을 때 여세요"라며 미래에서 온 경호원 여봉선(태원석)이 건네 준 틴케이스를 떠올렸다. 그 안에는 미래에서 봤다는 태술의 무덤에서 가져온 뼛가루가 있었다. 이를 만진 태술은 깨질 것 같은 두통과 함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동일한 위상에 동일한 정보가 존재하면 기억이 뒤섞이게 되는 '타임 패러독스'였다. 


그 시각, 정처 없이 도심 속을 헤매던 서해의 발길이 멈춘 곳은 바로 핵폭발 이후 아빠와 함께 지냈던 벙커. 그곳에서 아빠한테 "살아남는 법"을 배웠던 서해는 물 밀 듯 밀려오는 추억에 눈물을 흘렸다. 그때, 태술이 찾아왔다. "내가 갈게. 너한테"라던 굳은 다짐대로 결국 서해를 찾아낸 것. 애초에 서해 가족이 피신할 수 있도록 벙커를 마련해준 이도 태술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벙커에 대한 서해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한 태술은 이곳을 대대적으로 개선해뒀다. 몇 십 년도 거뜬히 버틸 수 있는 항생제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무기고부터, 서해가 좋아하는 바나나, 불고기, 떡볶이, 그리고 수경재배로 키운 신선한 식재료까지 원 없이 먹고 생존할 수 있게 철저하게 준비한 것. 무엇보다 벙커 문은 이제 안팎에서 무조건 닫힐 수 있도록 수리했다. 문이 밖에서만 닫히는 바람에 엄마(이연수)를 잃은 서해를 생각한 조치였다. 


그리고는 타임패러독스에서 본 것을 토대로 얼마 남지 않은 결전의 날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러나 그 계획 안에 서해는 없었다. "너 혼자 가면 죽어"라는 서해의 애절한 만류에도 "따라오지마. 그래야 이길 수 있어"라며 그녀를 벙커 안에 가두고 혼자 떠났다.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시그마와 단속국 일당은 이런 태술을 추적하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이전 회차를 토대로 작성한 기록에 의하면 두 사람이 같이 있어야 했지만, 이번엔 18시간이 넘도록 태술 혼자였다. 그렇게 정해진 운명에서 조금씩 빗겨나가기 시작했다.


태술은 대담하게 시그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넌 날 찾지마. 내가 널 찾는다"라는 시그마와의 암묵적인 룰을 깼고, "지금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들 전부 다 내가 계획한 거야"라며 주객전도를 예고,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제부터 태술이 짠 판에서 그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야 하는 건 바로 시그마였다. 그 결의에 시그마는 "이번엔 또 어떻게 이기게 되려나"라며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려 긴장감을 상승시켰다. 과연 사생결단을 내린 태술은 막강한 절대악 시그마를 꺾을 수 있을까. '시지프스'는 매주 수, 목 밤 9시 JTBC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