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수필름 제공
[사진]수필름 제공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커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영화 '새해전야'가 관객들을 찾는다.

결혼 일주일 전 커플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영화 '결혼전야'(2013)의 홍지영 감독이 내놓은 신작이다. '러브 액츄얼리'(2003) 이후 꾸준히 연말 극장가에서 사랑받고 있는 멀티캐스팅 옴니버스 형식의 로맨틱 코미디다.

'새해전야'는 결혼을 목전에 둔 커플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던 전작보다 조금 더 확장된다.

앞날이 막막한 비정규직이거나 번아웃으로 한국을 떠나버린 청춘들, 이혼을 겪었거나 앞두고 있는 남녀,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는 올케를 맞게 된 시누이,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에 가로막힌 오래된 연인들의 모습에는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이 녹아있다.

홍 감독은 지난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결혼전야'가 커플 중심의 이야기였다면 '새해전야'는 커플 이야기이긴 하지만, 9명의 각기 다른 사연이 다 들어있다"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김강우와 유인나는 이혼 4년 차인 형사 지호와 이혼소송 중 신변 보호를 요청한 효영을 연기한다.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묘하게 어우러져 가는 모습이 관람 포인트다.

유연석과 이연희는 번아웃에 아르헨티나로 도망쳐 와인 배달부로 살아가는 재헌과 남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직원 진아의 로맨스를 그린다. 아르헨티나의 이국적인 풍광 속에서 두 사람이 추는 탱고 장면이 등장한다.

국제결혼을 앞둔 용찬(이동휘)과 대륙의 예비 신부 야오린(천두링),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남동생의 결혼 준비를 지켜보는 예비 시누이 용미(엄혜란)도 서로에게 마음을 쓰는 특별한 커플로 나온다. 세 사람은 문화적 차이와 언어적 장벽을 헤쳐나간다.

오랜 연인인 패럴림픽 국가대표 래환(유태오)과 언제나 긍정적인 원예사 오월(최수영)은 하얀 눈밭에서 로맨스를 펼친다. 이들은 주변의 편견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오해를 쌓아가는 커플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로 촬영은 커플들마다 따로 이뤄졌지만, 이날 배우들은 영화를 위해 각자가 연습했던 탱고, 중국어, 독일어를 보여달라고 서로 요청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결혼전야'에 출연했던 김강우는 "홍 감독님 영화라 시나리오도 읽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며 홍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새해전야'의 가장 큰 매력으로 배우들의 연기 호흡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