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고백하지 않는 이유’ 방송 화면 캡처
사진제공 = ‘고백하지 않는 이유’ 방송 화면 캡처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5번째 작품 '고백하지 않는 이유'가 오랜 시간을 돌아 마침내 서로를 향해 다가 선 신현수와 고민시의 사랑으로 안방극장을 로맨틱하게 물들였다.

지난 26일 방송된 '고백하지 않는 이유'(연출 홍은미, 극본 윤경아)는 포토그래퍼 김지후(신현수)의 원데이 사진 클래스에 첫사랑 서윤찬(고민시)이 찾아오면서, 7년 전 과거 속으로 들어갔다. '공부의 신', '브레인', '부탁해요 엄마', '열여덟의 순간', 그리고 인기리에 방영중인 '오! 삼광빌라' 윤경아 작가의 유려한 필력과 빛이 바래도 여전히 싱그러운 영상 속에서 용기내지 못해 오해하고 엇갈려버린 그 시절의 사랑이 되살아나 청춘의 한 페이지를 떠올리게 했다. 또한, 시간이 지나 트라우마를 깨고 용기 내 사랑 앞에 다가선 이들의 기분 좋은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지후와 윤찬은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났고, 한 눈에 서로를 좋아하게 됐다. 하지만 지후는 '끝'이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못했고, 윤찬은 신호를 보내도 반응이 없는 그가 답답했고 서운했다. 그 사이, 윤찬에게 관심이 있었던 선배 은혁(황희)은 지후가 동기 민(강승현)과 사귄다고 거짓말 했고, 그녀는 함께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오해했다. 결국 가슴 앓이를 하는 윤찬에게 다가간 건 은혁이었고, 그렇게 연인이 된 두 사람이 함께 교환 학생으로 해외에 간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후는 용기 내 윤찬의 집을 찾아갔지만, 결국 그녀를 붙잡지 못했다. 자신의 감정을 그냥 마음 속에 두기로 한 것. '끝'을 만나지 않은 채, 순간으로 남겨진 사진들처럼 말이다.

지후가 이토록 '끝'을 두려워 하는 이유는 이혼한 부모님 때문이었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지만, 결국 끝을 냈고, 이젠 자식을 통해 안부를 묻는 부모님은 내색하지 않아도 지후에게는 상처였다. 그렇게 지후의 길 잃은 첫 사랑은 마음 속에 묻히는 듯 했다. 그러나 7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윤찬은 꺼진 줄 알았던 불씨를 지폈다. 게다가 윤찬은 지후가 자신을 좋아했다는 것도, 교환학생으로 떠나는 날 찾아왔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은 지후를 더욱 괴롭혔다.

결국 짝사랑에도 끝이 필요하단 것을 깨달은 지후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수업이기 때문에 말도 놓지 않고, 함께 하는 식사도 피했던 그가 먼저 "밥 먹을래?"라고 물었다. 그렇게 전보다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밥을 먹었지만, 결국 두 사람에겐 마지막 수업만이 남았다. 그리고 윤찬의 제안으로 별을 찍으러 간 마지막 수업에서 두 사람은 그간 꺼내지 못했던 속마음을 드러냈다.

"선배가 안 잡으니까. 내가 신호 보냈는데 계속 모른 체 하니까" 섭섭했다는 윤찬과 "그땐 자신이 없었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게 내 방식이더라고. 내 속도"였다는 지후. 사랑에도 저마다의 속도가 있고, 이렇게 다른 속도는 오해와 엇갈림을 만들었다. 7년 전 과거를 솔직하게 터놓은 윤찬은 또 한번 직구를 날렸다. 자신이 선배를 좋아하는지, 덤으로 선배도 자신을 아직 좋아하는지 알아보러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했지만, "흘러가 버리게 냅두는 게 7년 전과 똑같다"고 말이다. 두 사람의 마지막 사진 수업은 그렇게 끝났다.

그러나 지후는 여전히 윤찬을 생각했고, 그녀가 그리웠다. 윤찬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이번엔 지후의 속도를 기다렸다. "그 후로도 나는 여전히 바뀌지 못했나"라던 지후는 마침내 용기를 내기로 했다. 윤찬이 교환학생으로 떠나던 날처럼 갑작스레 비가 쏟아지던 날, 우산을 들고 그녀 앞에 섰다. 그리고 이어진 "보고 싶어서 왔어. 아직 늦지 않았다면"이라고 고백, 윤찬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짝사랑을 끝내고 진짜 사랑을 시작한 꽉 닫힌 해피 엔딩이었다.

'고백하지 않는 이유'에 이어,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 6번째 작품 '그곳에 두고 온 라일락'은 내일(28일) 토요일 밤 10시 3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