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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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추석특집극 '생일편지'는 더 늦기 전에 한국 근대사의 산증인인 우리 시대 평범한 노인들의 이야기를 조명해 전 세대에는 위로를, 현세대에는 감동을 주고자 기획됐다.

주인공은 근육이 굳어가며 투병 중인 무길(전무송 분·아역 송건희)이다. 아흔한 살이 된 그에게 평생을 찾아 헤맨 첫사랑 일애(정영숙·아역 조수민)의 생일 편지가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첫사랑인 무길과 일애는 1945년 히로시마에서 재회했지만 원자폭탄이 터지면서 더욱 큰 고난에 부딪혔다.

이렇듯 이 작품은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으로 재일한인 7만명이 피폭되고 이 중 4만명이 사망한 실제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재일한인 사망률은 전체 원폭 피해자 평균 사망률의 배에 이르렀다. 피폭 후 재일한인 대상 응급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한일관계와 맞물려 일제에 대한 비판 메시지도 담겨 이 작품이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원폭 피해자 무길을 연기할 전무송(78)은 5일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하면서 울기도 여러 번 울었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1941년생인 그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가슴이 아팠다고 강조했다.

전무송은 "왜 일반인들이 이런 비극을 겪고 가슴 아파야 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국민은 죄가 없는데 이별의 슬픔과 고통을 겪었다. 지금도 평화와 행복을 갈구하지만 결국은 그와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오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촬영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가슴으로 또 한 번 와닿았다"며 "시청자들께도 이러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김정규 PD는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러한 소재의 드라마를 방송하게 된 데 대해 "지난해 8월부터 기획돼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묘하게 정치 상황과 맞물리게 됐다"며 "어쨌든 이번 기회로 시청자들께서 더 역사에 관심을 갖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극본을 쓴 배수영 작가는 "강제노역,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찾아보면서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기록의 힘이 위대하다고 생각해 드라마로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밤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