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제공,'60일, 지정생존자' 포스터
[사진]tvN 제공,'60일, 지정생존자' 포스터
[사진]tvN 제공,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포스터
[사진]tvN 제공,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포스터

지난 2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 방송한 tvN 월화극 '60일, 지정생존자' 마지막회 시청률은 6.2%(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성적이다.

최종회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지진희 분)이 국회의사당 테러 배후가 한주승(허준호) 전 비서실장이었음을 안 뒤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만 마지막에는 비서진과 재회하며 차기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듯한 열린 장면으로 끝났다.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둔 '60일, 지정생존자'는 리메이크를 하면서 여러 면에서 손을 볼 수밖에 없었다.

당장 미국에는 있는 지정생존자 제도가 우리나라에는 한정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목에도 '60일'이라는 한정된 기간이 표시됐다. 미국과 달리 권한대행 자체도 매우 제한된 권력을 승계받아 그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제약이 따랐다.

이렇듯 한정된 기간, 제한된 권력은 더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냈지만 '60일, 지정생존자'는 초반 이러한 긴박감을 활용하기보다는 박무진을 비롯한 주요 인물을 감정선과 과거 사연에 집중하면서 시청자 결집에 실패했다. 박무진의 인간적 캐릭터를 부각하기 위해 삽입된 친자 에피소드 등도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물론 정치도 인간이 하는 일지만, 전대미문의 국가적 위기에서 빠른 결단과 정공법보다 인간적인 감성에 의존하는 듯한 흐름도 답답함을 남겼다.

이 때문에 시청률도 줄곧 4%대에서 답보했다.

그러나 중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기획의도를 잘 살리면서도 빠른 전개로 제 페이스를 찾으며 정치극 특유의 매력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대선출마를 계기로 더욱더 끈끈해진 박무진과 차영진(손석구) 등 청와대 팀워크가 인상적이었으며, 오영석(이준혁)의 활약과 예기치 못한 사망은 긴장감을 더했다.

이 중에서도 '멜로'에서 벗어나 장르극 '원톱'으로 우뚝 선 지진희는 연기 인생에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며, 그와 환상의 호흡을 과시한 손석구도 다시 한번 진가를 인정받았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지지부진한 차별금지법과 우리가 경험한 역사인 반란군을 주요 에피소드로 끌어온 점도 인상적이었다. 또 제한된 권력을 가진 박무진이 이러한 이슈들을 놓고 내·외부에서 다양한 해석이 담긴 토론을 벌일 수밖에 없는 과정은 현실적이었다.

이러한 민주주의적 절차와 좋은 사람들의 선의가 모였을 때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을 보여준 점도 현실 정치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줬다. 최근 여러 국가적 위기 속에서 좋은 사람들이 권력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우리는 건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긴 것도 주효했다.

기존 정치 드라마들이 비판과 풍자 일변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권력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있게 짚어낸 것도 특기할 만했다. 단순한 비판을 넘어 한 단계 더 발전한 질문들을 던지면서 정치극 지평도 넓힌 셈이다.

후속으로는 송승헌, 이선빈 주연 '위대한 쇼'를 방송한다. 역시 정치드라마다.

한편, MBC TV 월화극 '웰컴2라이프'는 4.3%-4.5%, KBS 2TV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2.4%-3.2%, JTBC '열여덟의 순간'은 3.416% 시청률을 기록했다. SBS TV 월화예능 '리틀 포레스트'는 4.0%-5.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