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천시 제공, 동일방직 전경
[사진]인천시 제공, 동일방직 전경

1970년대 '분뇨 투척 사건' 이 발생한 동일방직 공장에 영상촬영 스튜디오를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시 동구는 23일 동일방직 인천공장을 방문한 박남춘 시장에게 공장 용지를 매입해 전문 영상촬영 스튜디오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 달라고 건의했다.

동일방직 인천공장은 일제 강점기인 1934년 동구 만석동 7만5천㎡ 터에 설립돼 83년간 운영되다가 2017년 12월 가동을 멈췄다.

동구는 2001년 폐교한 동일여상 학교 건물과 기숙사·체육관, 3천300㎡ 규모의 물류창고 등 동일방직 공장 시설을 리모델링하면 즉시 촬영 스튜디오와 스태프 숙소 등 부대시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토지매입비는 약 1천10억원으로 추산됐다.

동구는 2020년 부산 이전을 추진 중인 영화종합촬영소가 남양주를 떠난 이후 수도권 영화제작 수요를 동일방직 스튜디오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인천에서 가장 낙후된 원도심으로 꼽히는 동구 경제 활성화와 인천 영상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정준 동구 자치행정국장은 "현재 별다른 용도 없이 방치되는 동일방직 공장 터에 전문 스튜디오를 조성하면 부지 난개발을 막고 수도권 영상 콘텐츠 제작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시·동일방직과 협의를 거쳐 새로운 문화 콘텐츠 명소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일방직은 1978년 2월 노조 차기 집행부를 선출하는 대의원 대회 때 반대파 조합원들이 분뇨를 투척해 선거를 무산시킨 '분뇨 투척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이 사건은 국가기관이 개입한 대표적 노조 탄압 사례로 꼽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당시 중앙정보부가 사측에 노조원 124명의 해고를 지시했고,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재취업을 방해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동구는 이날 박 시장의 현장 방문 때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증축, 만석 우회고가 2단계 철거 등을 함께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