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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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KBO리그에서 뛸 때부터 "홈런 맞는 것보다 볼넷을 내주는 게 더 싫다"고 했다.

사실 투수에 더 치명적인 건, 홈런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홈런은 타자가 잘 친 것이고, 볼넷은 투수가 잘못한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볼넷 허용을 극도로 싫어한다.

2019년에는 아직 자신이 싫어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류현진은 두 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공 등 사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1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무사사구 행진을 이어간 투수는 류현진과 다나카 마사히로(31·뉴욕 양키스) 두 명뿐이다.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5경기, 15이닝 동안 사사구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류현진이 무사사구로 시범경기를 마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정규시즌에 돌입해서도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로 사사구를 피했다.

류현진은 3월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홈런) 1실점 무사사구로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 투수 매디슨 범가너에게 투런포를 맞은 뒤 류현진은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투수에게 홈런 맞는 게 낫다. 당연히 (투수에게) 맞으면 안 되겠지만 볼넷으로 그냥 내보내느니 맞는 게 낫다는 말"이라고 했다.

류현진이 개막 후 2경기에서 사사구를 내주지 않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류현진은 2019시즌을 준비하며 건강과 제구를 유독 강조했다. 그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내가 시속 100마일(약 161㎞)을 던지는 투수라면 제구에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시속 100마일을 넘나드는 직구를 던지는) 워커 뷸러가 부럽다"고 농담을 섞어 말하며 "올해는 모든 구종을 정확하게 던지고 싶다. 홈런도 피해야겠지만, 어이없이 볼넷을 내주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제구를 뽐낸다. 류현진은 4일 현재 개인 통산 570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를 149개(볼넷 140개, 몸에 맞는 공 9개)만 허용했다. 9이닝당 사사구 허용 2.35개로,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9이닝당 사사구 허용 2.43개)보다 사사구 허용이 적었다.

올해 류현진은 아예 사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