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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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철인’이자 ‘한국 빙속의 레전드’ 이승훈(30)이 매스스타트에서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그토록 바랬던 매스스타트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m 금메달리스트로 현재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24일 새벽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장에서 펼쳐진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16명의 선수들 중에 당당히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후배 정재원(16)도 초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선배 이승훈의 금메달 사냥을 도왔다.

이승훈과 정재원이 출전한 매스스타트 결선 첫 바퀴는 탐색전이었다.

정재원이 꾸준히 5위권을 지키며 페이스메이커로 나섰고 오스트리아 리누스 하이네거 등 유럽선수들이 선두그룹을 형성하며 첫 4바퀴에서 포인트를 따냈고 이승훈은 포인트를 얻지 못했다.

이승훈은 8바퀴까지 중간에서 힘을 비축했고 그사이 정재원이 선두그룹과 거리를 바짝 좁히며 질주했다.

덴 마크의 할트, 스위스 벵거 등이 1,200m까지 포인트를 휩쓸었다.

마지막 4바퀴를 남기고 질주가 시작됐다.

네덜란드의 스피드 스케이팅 간판 스벤 크라머가 4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서 달리기 시작했다.

이승훈과 정재원이 크라머를 추격했고, 본격적으로 이승훈의 폭풍 스퍼트가 시작됐다.

이승훈의 스퍼트에 더 이상 적수가 없었고 압도적인 1위로 들어온 이승훈은 금메달을 따냈다.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종목 세계적 강자인 이승훈은 매스스타트에서는 압도적인 세계 1위였다.

월드컵 시리즈 매스스타트를 통틀어 무려 8번을 우승한 절대 지존으로 올시즌에도 4번의 레이스에서 3번을 우승하는 등 압도적이었다.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레이스 특징은 15바퀴를 무리하지 않고 달리다 마지막 바퀴에서 승부를 거는 막판 폭발적으로 발산되는 ‘역전 스퍼트’다. 알고도 못막는 이승훈만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막판 스퍼트’다.

400m 마지막 한바퀴는 이승훈에게 1위로 나가기에 ‘충분한’ 찬스였다.

이승훈은 쇼트트랙 경우 100m의 짧은 구간에서도 찬스가 있는데 400m 남겨놓고 스퍼트 하는 것이 결코 무리가 아니라고 평소 강조해왔다.

좋은 포지션만 잡으면 무조건 찬스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는 데 그 자신감이 결국 평창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내는 원동력이 됐다.

경사가 큰 코너 안쪽을 과감하게 파고드는 뛰어난 코너링과 스피드를 자유자재로 줄였다 늘였다 하는 경기운영 능력 역시 일반적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에게서는 보기 힘든 이승훈만의 강점이다.

쇼트트랙에서 잔뼈가 굵은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에이스 이승훈에게 매스스타트 종목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선물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스피드 스케이팅의 강자들이 즐비한 유럽세의 도전이 거셌고 네덜란드 ‘빙속황제’ 스벤 크라머가 평창에서 매스스타트 도전을 선언할 정도로 유럽 선수들도 매스스타트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최강 이승훈에 대한 연구가 집중됐다.

하지만, 이승훈은 “평창을 위해 준비해놓은 필살기가 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런 자신감에 탁월한 기술, 후배 정재원과의 완벽한 팀워크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준비를 한 끝에 금메달 약속을 지켰다.

이승훈은 평창에서 첫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의 첫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되게 됐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유럽이 독식해온 장거리 종목에서 최초의 아시안 올림픽 챔피언이 된 이후 무려 8년만에 다시 매스스타트에서 짜릿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3연속 올림픽' 메달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