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

연말 빅3 스크린 전쟁의 마지막 주자인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 오늘(27일) 개봉한다. 지난 14일 ‘강철비’(감독 양우석)를 시작으로, 20일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에 이어 세 번째 주자로서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스코어로 본다면 ‘신과 함께’가 압도적인 관객몰이로 매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개봉한지 3일도 채 되지 않아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시작부터 치고 올라간 상승곡선이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87’이 관객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강철비’, ‘신과 함께’와 완전히 다른 장르의 영화라는 점이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6월 전국적으로 확산된 민주화운동을 그린 ‘1987’이 관객들의 지지를 받아, ‘신과 함께’가 독식을 막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앞서 개봉한 ‘강철비’는 남북이 직면한 핵문제를 진지하지만 코믹하게, 진부한 소재도 신선하게 풀어냈다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다. 역시 3일 만에 100만을 돌파했고, 개봉 후 13일 동안 345만 관객을 모으며 17% 이상의 상영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여진구 분)군이 사망한다. 박 처장(김윤석 분)의 지시로 경찰은 최검사(하정우 분)에게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 당일 당직이었던 그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검사직을 내려놓더라도 끝까지 박군의 시신을 부검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응?”라는 말도 안 되는 표현으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 발표를 이어가는데, 현장에 남은 고문 흔적들과 의사의 증언을 통해 박종철 군이 고문에 의해 사망했음이 밝혀진다. 집요하게 이 사건을 취재하던 동아일보 윤기자(이희준 분)는 ‘경찰 물고문 도중 대학생 질식사’라는 기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처장은 조반장(박희순 분)등 후배 형사 2명을 구속시키며 꼬리 자르기 식으로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 분)은 이 같은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 김정남(설경구 분)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학생 조카 연희(김태리 분)를 이용하고, 정치에 무관심했던 연희는 잘생긴 대학 선배(강동원 분)를 통해 점차 각성하게 된다.

등장인물 모두가 암울한 시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운데, 민주주의와 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민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극의 주제를 강조한다. 시대의 아픔을 그려 슬프긴 하지만 작품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개성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