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속사 키이스트 제공, 배우 손현주
[사진]소속사 키이스트 제공, 배우 손현주

30일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손현주(52)가 "너무 감사하고 먹먹하다"고 말했다.

손현주는 이날 새벽(현지시간 29일 저녁) 모스크바 시내 '로시야'(러시아)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 '보통사람'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 촬영으로 모스크바에 가지 못한 손현주 대신 김봉한 감독이 대리 수상했다.

손현주는 수상 직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다른 영화 촬영 현장인데 스태프가 수상 소식을 전해줘서 깜짝 놀랐다"며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는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촬영 때문에 모스크바 현지에 직접 가지 못해 아쉽다. 대신 수상해주신 김봉한 감독께 조만간 소주를 사야겠다"고 말했다.

세계 4대 국제영화제의 하나인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가 주연상을 받은 것은 지난 1993년 이덕화가 '살어리랏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24년 만이다. 그에 앞서 1989년 강수연이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보통사람'은 전두환 정권의 군사독재가 절정에 달한 198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가 안기부가 공작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삶을 송두리째 잃게 되는 이야기다.

손현주는 베트남전 참전군인 출신의 강력계 형사 '성진'을 맡아 독재권력에 짓밟히는 보통사람의 고뇌와 아픔을 연기했다. '성진'은 열심히 범인 잡아 국가에 충성하고, 벙어리 아내와 다리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2층 양옥집에서 번듯하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이지만 폭압적인 정권 아래에서 그의 인생은 무너져버린다.

'보통사람'은 이날 영화제에 자체 심사위원단을 파견한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가 주는 최우수영화상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