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재혁
[사진]연합뉴스, 사재혁

대한역도연맹이 폭행 사건을 일으킨 사재혁(31)을 사실상 퇴출했다.

역도연맹은 4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선수위원회를 열고 후배를 폭행한 사재혁에게 '선수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의결했다.

31살인 사재혁은 오는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를 고려하면 역도계를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역도연맹은 "후배 황우만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사재혁에 대해 대한역도연맹 선수위원회 규정 제18조 1호 1항 '중대한 경우'에 의거, 만장일치로 자격정지 10년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재혁이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하면 역도연맹은 다시 회의를 열어 징계 수위를 논한다. 사재혁이 선수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면 재심은 열리지 않는다.

이날 선수위원회에는 위원장인 이형근 전 국가대표 감독 등 7명의 선수 위원이 참석했고 모두 '자격 정지 10년' 처분에 동의했다.

역도 연맹 관계자는 "장시간 논의를 거친 끝에 징계 수위를 정했다"며 "사재혁이 한국 역도에 공헌한 것을 살펴 영구제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10년 동안 뛸 수 없다면 사실상 은퇴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사재혁은 지난달 31일 춘천의 한 술집에서 후배인 황우만(21)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전치 6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황우만은 사재혁과 합의를 원하지 않는 상태다.

진위 파악에 나선 역도연맹은 이날 선수위원회를 열어 사재혁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선수위가 사재혁에게 선수 자격 정지 10년 처분을 내리면서 사재혁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물론 현역 연장도 무산됐다.

사재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역도 77㎏급 금메달리스트로, 현재 한국 역도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팔꿈치가 탈구되는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85㎏급으로 체급을 올리고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준비했으나 폭행 사건을 일으켜 결국 역도 플랫폼을 떠나게 됐다.

황우만은 2014년 세계청소년역도선수권대회 합계 2위에 오르며 한국 역도의 미래로 떠올랐다.

최근 황우만의 기록이 정체돼 리우 올림픽 출전은 어려웠지만 한국 역도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선수라 상비군으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황우만도 대표팀 상비군 합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