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968년 경향신문, 전옥숙
[사진]1968년 경향신문, 전옥숙

'문화계 여걸'로 불리는 국내 첫 여성 영화제작자 전옥숙 전 시네텔서울 회장이 9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전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1960년 영화평론지 '주간영화'의 발행인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군인 출신 홍의선 씨와 결혼해 1964년에는 남편과 함께 답십리에 900평의 영화촬영소를 설립해 국내 첫 여성 촬영소장이 됐다.

전씨는 답십리촬영소(대한연합영화주식회사)를 운영하며 '부부전쟁'(1964)을 시작으로 당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영화제작에 뛰어들었다.

1965년에는 나병환자인 남편과 소록도에서 생활하며 남편의 병을 완치시킨 김숙향 여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대 옆에 가련다'(1966)를 제작했다. 이 영화는 남성 중심이던 1960년대 한국영화계에 여성 영화인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어에도 능했던 고인은 1975년부터 한국 문학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해 일본에 소개하는 문학계간지 '한일문예'를 출간했고, 1980년대에는 가수 조용필의 노래 가사를 작사하며 후견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4년에는 국내 최초의 외주 제작사인 시네텔서울을 설립해 '베스트셀러극장' 등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또 1991년 한국방송아카데미를 열어 종합유선방송시대에 맞는 방송인 양성에도 앞장섰다.

유족으로는 맏아들 홍영수 MDS 회장, 둘째 아들 홍상수 영화감독 겸 건국대 교수, 사위 오세정 서울대 교수, 딸 홍난실 씨와 며느리 조성혜 씨가 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101호실)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10시다. ☎ 02-2030-7906